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억울한 일을 겪습니다. 그럴 때 자연스럽게 "저 사람 때문에 내가 이렇게 힘들다"는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감정의 키를 타인에게 맡긴 채 살아간다면, 우리는 평생 그 사람을 쫓아다니며 사과를 기다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치유는 상대의 변화가 아닌, 내 안의 욕구를 발견하고 스스로 채워가는 과정에서 시작됩니다. 이 글에서는 피해자 의식에서 벗어나 감정의 주인이 되는 법, 내면의 욕구를 탐색하는 방법, 그리고 건강한 관계를 위한 거절의 기술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어보겠습니다.
피해자 의식에서 벗어나기: 감정 책임의 재정의
"어떤 자극이 오더라도 당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책임은 당신에게 있다"는 말은 처음 들었을 때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념입니다. 누군가 나를 부당하게 대하고, 상처를 주었는데 그 감정의 책임이 왜 나에게 있다는 것일까요. 이것은 상대방의 잘못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느끼는 감정의 원인을 상대의 행동이라는 '판단'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으로 인해 좌절된 나의 욕구에서 찾아보자는 의미입니다.
학대 가정에서 자란 한 사람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화풀이 대상이 되는 역할을 수행하며 자랐고, 어른이 되어서도 그 억울함과 원망이 끊임없이 떠올랐습니다. 몇 년간 아버지를 만나지 않을 정도로 분노가 컸습니다. 하지만 대화 훈련을 통해 "그 당시 당신에게 중요했던 게 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비로소 자신이 진짜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안전한 공간, 사랑, 신체적 보호, 정서적 안정이었습니다. 상대를 비난하는 생각에서 자신의 욕구로 집중이 옮겨가자, 원망 대신 깊은 슬픔이 찾아왔습니다.
사용자의 비평처럼,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무조건 용서해야 한다는 것은 재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것은 용서가 아니라 감정의 키를 되찾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사과하고 피해 보상을 해주어야만 내가 치유될 것 같다면, 그 키는 여전히 상대방 손에 있는 것입니다. 상대가 도망다닌다면 평생 그를 쫓아다녀야 합니다. 반면 내 안의 좌절된 욕구를 발견하고, 그것을 지금의 삶에서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한다면, 감정의 키는 다시 내 손으로 돌아옵니다. 이것이 피해자 의식에서 벗어나 능동적 삶의 주체가 되는 첫걸음입니다.
내면의 욕구 탐색하기: 상처 뒤에 숨은 진짜 필요
누군가에게 상처받았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의 행동에만 집중합니다. "저 사람이 나를 무시했어", "저 사람이 나한테 시비를 걸었어"라는 생각에 갇혀서 분노와 억울함만 키워갑니다. 하지만 진짜 대화를 잘하는 사람들은 자기 감정의 원인을 타인에게서 찾지 않고 자기 욕구에서 찾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자신의 욕구에 머무를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나를 무시하는 발언을 했다고 느껴질 때, "저 사람이 나를 무시했어"라는 판단에 머물면 분노만 커집니다. 하지만 한 단계 더 들어가서 "나는 존중받고 싶었구나"라는 욕구를 발견한다면, 그 순간부터 해결의 실마리가 보입니다. 존중이라는 욕구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 사람이 나를 무시했다"는 말에는 상대방이 동의하기 어렵지만, "나는 존중받고 싶다"는 말에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사례에서도 아버지에 대한 원망에서 벗어나 "그때 나에게 필요했던 것이 무엇이었나"를 탐색했을 때 진정한 치유가 시작되었습니다. 사랑, 안전, 돌봄, 정서적 안정이라는 욕구를 발견한 후, "지금이라도 내 삶에서 그런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녀에게는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부모가 되겠다는 결심, 저녁마다 거울을 보며 "너 오늘 참 수고했어"라고 말해주는 작은 실천들이 모여 감정의 키를 되찾아왔습니다.
사용자의 통찰처럼, 내 안의 욕구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나도 모르는 내 욕구를 다른 사람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한 기대입니다. 또한 주변에 좋은 사람이 없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세상에 좋은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어떤 욕구를 가지고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욕구가 명확해지면, 그것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건강한 관계를 선택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건강한 거절의 기술: 관계의 질을 높이는 솔직함
거절을 잘 못하면 예스가 많아집니다. 그리고 마음에도 없는 예스는 관계를 망칩니다. 팀장이 "내장탕 좋아해?"라고 물었을 때 싫어하면서도 "예"라고 대답한 매니저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그는 관계를 위해 거짓말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매번 내장탕을 먹으며 속으로 팀장을 원망했습니다. "이렇게 동물 장기를 먹나"라고 생각하면서 밥을 먹는 그의 마음을 팀장이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상처받을까요. 오히려 처음부터 "저는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오늘 한번 먹죠"라고 솔직하게 말했다면 이런 일은 반복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거절을 잘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거절은 상대방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어 그가 나에게 계속 같은 부탁을 하지 않도록 돕습니다. 또한 거절을 통해 내 욕구를 명확히 표현함으로써 상호적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건강한 거절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대안이 있을 때는 상대방의 욕구를 깊이 읽어주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자기야, 집이 깨끗했으면 좋겠는 거야?"라고 먼저 욕구를 읽어준 후, "설거지는 내가 내일하고 오늘은 빨래만 개키는 건 어때?"라고 대안을 제시하면 같은 노(No)라도 훨씬 풍요로운 거절이 됩니다.
둘째, 대안이 없을 때는 서로의 욕구를 꺼내놓고 함께 방법을 논의하는 것입니다. "자기는 집이 깨끗했으면 좋겠는 거 같은데, 나는 오늘 진짜 쉬고 싶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욕구를 토스해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상호적 관계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가 테이커(Taker) 유형, 즉 자신의 욕구만 최우선시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건강한 대화 방식을 시도해도 관계는 개선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복종이나 자기희생의 스키마를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상대에게 복종하거나, 죄책감 때문에 자기를 희생하며 습관적으로 예스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상대방이 자신의 욕구를 알아주기를 바라며 모든 것을 바치지만, 돌아오는 건 더 많은 요구뿐입니다. 이런 관계는 대화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 자체를 건강하게 끊어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사용자의 비평처럼, 나의 감정은 내가 판단하고 냉정하게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누구에게도 나를 휘두를 자격을 주면 안 됩니다. 건강한 거절은 관계의 질을 높이고, 진정으로 나를 존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켜내는 힘입니다.
감정의 주인은 결국 나 자신입니다. 피해자 의식에 머물러 타인의 사과를 기다리는 대신, 내 안의 욕구를 발견하고 스스로 채워가는 능동적 삶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건강한 거절을 통해 상호 존중하는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세상에 좋은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욕구로 세상을 바라보는지에 따라 만나는 사람의 질이 달라집니다. 감정의 키를 내 손에 되찾고, 진정으로 나를 존중하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JKL4pfYBZ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