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생각의 깊이는 단순한 지적 능력을 넘어 심리적 면역 체계로 작용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성찰 능력이라 부르며, 위기와 역경을 소화하고 통과해 내는 핵심적인 심리적 기능으로 정의합니다. 하지만 물질의 힘이 우선되는 시대에 재능과 기능이 인성을 이기는 상황이 빈번해지면서, 생각의 힘이 빈약한 사람들의 특성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언어생활에서의 역기능과 방어기제
생각의 깊이가 얕은 사람들의 가장 명확한 특징은 역기능적인 말하기 방식입니다. 말하기는 단순히 소리를 주고받는 행위가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을 드러내는 중요한 통로이자 관계 맺기 방식 그 자체입니다. 이들은 대화에서 상대와 의견이 다르거나 마찰이 생기면 '나랑 타인이 생각이 좀 다르구나'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저 사람이 나를 공격한다', '나보고 틀렸다고 말한다'라고 부정적으로 해석해 버립니다.
이러한 해석은 즉각적인 방어 기제로 이어집니다. "너 무조건 아니다", "그게 아니라고"와 같은 부인으로 말을 시작하거나, 합리화와 남 탓, 책임 전가를 통해 자신을 방어합니다. 백 논리와 이분법을 사용하며, 강요나 훈계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주입하려고 시도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건강하지 못한 무의식적 습관인 방어 기제라고 규정하는데, 중요한 점은 이분들이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패턴화 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의논과 언쟁을 구별하지 못하고 질문조차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1차원적 대화가 되어가는 현상은 이러한 언어적 역기능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성격 요소로는 개방성이 떨어지는 특성을 나타내며, 답정너, 꼰대, 가부장과 같은 용어들은 대화 장면에서 고집스럽게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들에 대한 별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타인과 대화를 나누며 생각을 주고받아야 상위 관점의 생각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를 심리학에서는 성장이라고 정의하지만, 이들은 성장의 관점보다 자신의 인지적 고집에 묶여 계속 자기주장만 반복하게 됩니다.
감정의 불안정성과 충동적 행동 패턴
생각의 힘이 약한 사람들의 두 번째 특징은 감정의 불안정성입니다. 객관은 주관의 영향을 받으며, 생각 역시 감정의 영향을 받습니다. 감정 기복과 감정의 불안정성은 사고력을 명백하게 방해하고 약화시킵니다. 이런 분들은 대인관계, 직장, 가족 관계, 부부 사이에서 갈등에 처했을 때 부정적인 감정이 순식간에 올라오고 그것에 압도되어 휩쓸려 버립니다. 감정의 늪에 빠지기 때문에 제대로 대처할 기회 자체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정도 이상으로 분노와 격노를 드러내거나, 공개적인 장소에서 오열하는 모습, 평상시 사소한 자극과 작은 자극에도 발끈하거나 욱하거나 삐지는 반응들이 감정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특히 관계적 공격성이라는 개념은 주목할 만합니다. 주로 여자 아이들과 여자 청소년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이 현상은 직접적인 물리적 공격이 아니라, 분노와 공격성을 마음 안에 감추고 타인의 관계를 손상시키는 방식으로 표출됩니다. 험담, 뒷담화, 이간질, 특정인에 대한 거짓말, 나쁜 소문 유포 등을 통해 감정적 복수를 행하는 것입니다.
감정 조절력이 양호하다는 것은 감정 조절이 완벽하다거나 늘 성공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감정이 올라올 때 그것을 일단 알아차리고 느끼되 이성적으로 다스리고 노력할 줄 안다는 것이며,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진정시킬 줄 안다는 것입니다. 진정시키고 성찰의 자리로 가서 '내가 관여한 부분이 무엇이지? 그런 것은 없을까?'라고 되돌아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래야 문제도 해결되고 감정도 치유됩니다.
행동의 불안정성은 공격 행동, 분노 폭발 행동, 충동 행동, 중독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건강한 뇌를 가진 사람이라면 스트레스 상황에서 충동 행동이 올라오는 찰나에 브레이크를 작동하지만, 생각의 힘이 덜 발달한 사람들은 반사적으로 그 찰나에 충동 행동이 먼저 튀어나와 버립니다. 공격적인 제스처, 사물 던지기, 소리 지르기, 공격적인 표정으로의 돌변, 물리적 힘을 가하는 공격 행동, 욕설을 포함한 언어적 공격 행동이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특히 중독은 개인은 물론 가족과 공동체 전체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 병적인 굴레입니다. 중독은 모든 자극과 모든 분야에서 일어날 수 있으며, 심지어 일중독도 매우 위험합니다. 일중독을 통해 외적인 보상을 얻고 승진하고 박수를 받기 때문에 그 위험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중독은 고통과 괴로움으로부터 회피하는 적극적인 행동이며 어떤 행위를 통해 자신을 마비시키는 행위입니다. 중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100% 만족, 100% 쾌락 상태라는 현실에 없는 완벽한 무중력 상태이며, 술, 담배, 쇼핑 같은 가짜 대체물로 가짜 충만감과 유사 충만감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자기 중심성과 공감 능력의 부재
생각의 깊이가 얕은 사람들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성향적으로 자기 중심성을 보이며 공감 능력이 저하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현실성과 객관성을 갖춰 나간다는 것, 즉 객관적인 존재가 되어 가고 현실적인 존재가 되어 간다는 것인데, 자기 중심성이 두드러지는 사람들은 이와 반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그들은 자신의 처지, 내 환경, 내 만족과 기쁨, 내 성공, 나의 완성, 내 안위와 영광만 고려하는 인생을 살아갑니다.
모든 것이 자기 위주이며, 타인이나 외부 현실도 자기 뜻대로 바꾸려고 시도하고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타인을 조정하고 가스라이팅을 하며, 생각의 방향 자체가 건강하지 못합니다. 이런 분들 중 지능이 높은 경우에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세련되게 성공의 가도를 달려 나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기 중심성이 강하고 자기애적인 사람들이 30대 후반에서 40대가 되면, 그동안 행해 온 선택과 결정, 행동 패턴이 품고 있는 문제성과 독성으로 인해 수많은 역기능이 세월 속에 차곡차곡 누적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누적은 어떤 위기 상황과 계기를 통해 폭발하게 됩니다. 긴 시간 현실을 무시하고 주변인들을 아프게 하며 자기 위주로 삶을 억지로 밀고 나왔기 때문에 반드시 한 번은 무너지는 일이 벌어집니다. 정신적인 부분보다 물질의 힘이 우선되는 시대이다 보니 재능이나 기능적인 면이 인성을 이겨버리는 상황을 자주 목격하게 되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불균형이 개인과 공동체 모두에게 해를 끼치게 됩니다.
이들의 결정적인 문제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공감 능력도 일정 부분 사고력의 선물이며, 상대 입장과 마음을 추론하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공감력은 단순하게 상대방에게 동조하거나 맞장구치거나 "아 네 마음 알아"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서적으로 감정 이입을 하고, 인지적으로 역지사지를 함으로써 상대방의 아픔과 연약함, 그 사람의 취약성을 진정으로 마음으로 헤아리는 심리적인 고도의 능력입니다. 공감은 상대가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해 주며, 공동체 윤리로서 우리 모두에게 정말 중요한 심적 기능입니다.
생각의 깊이가 얕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타고난 기질 측면으로, 부모로부터 유전적으로 받은 부분에서 사고력이나 주의 집중력 부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경험 부분으로, 성장기 동안 특히 부모 자녀 관계, 또래 관계 등 여러 대인 관계를 통한 좌절 경험, 실패 경험, 성공 경험들이 성향을 다듬고 키우며 잠재력을 발전시킵니다. 타고난 기질을 토대로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두 개가 상호 작용하여 생각의 힘, 감정 조절의 힘, 행동 조절의 힘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다만 아동기 때 모든 것이 정해져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성인기 때 결단을 하고 좋은 경험을 찾아가서 맺고, 양질의 대인 관계를 꾸준하고 일관되게 맺다 보면 이러한 힘들이 다시 잘 가다듬어지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자기성찰 자체가 안 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항상 성숙하려는 자세로 나를 낮추고 타인에게 공감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개인의 성장은 물론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필수적입니다. 공감 능력 부족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준 경험을 되돌아보고, 성찰 능력을 키워 심리적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마음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는 과제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zaUBrVaHvh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