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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WEEE 제도 개편이 폐가전 재활용 자원 회수율에 미친 변화

📑 목차

    영국은 유럽에서도 폐가전 재활용 제도를 빠르게 정착시킨 나라지만, 기존 WEEE(전기·전자폐기물) 운영 모델은 증가하는 전자폐기물 종류와 소비 패턴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스마트폰, 소형 배터리 기기, 케이블·충전기 등 새로운 폐기물 흐름이 크게 늘면서 기존의 제조사 책임 중심 구조만으로는 낮은 회수율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배경에서 영국 정부는 최근 WEEE 제도를 크게 개편해 규제 체계, 회수 방식, 지역 운영 역할, 불법 수거 통제 등 구조적 문제에 접근하기 시작했고, 이 변화는 실제 자원 회수율 상승이라는 정책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개편은 단순히 생산자 의무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가전 유통망을 회수 체계로 편입시키는 ‘현실적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폐가전을 배출할 경로가 복잡해 방치·혼합폐기·불법수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개편 이후 매장 반납, 소형 폐가전 전용 회수함 설치, 지자체 수거망 개선 등 배출 편의성 중심 정책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영국이 자원 순환을 산업적인 관점에서 강화하겠다는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영국 WEEE 제도 개편이 폐가전 재활용 자원 회수율에 미친 변화

    WEEE 제도 개편의 핵심 변화: 책임 분담 구조 재조정과 운영 효율화

    개편된 WEEE 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제조사·유통사·지자체의 책임을 ‘분산’이 아니라 ‘정교하게 재조정’했다는 점이다. 2021년 브렉시트 후 개편은 영국이 독자적인 순환경제 정책을 추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기존 체계에서는 제조사(EPR)가 부담의 대부분을 떠안았고, 실제 수거 단계에서 유통사와 지자체의 실질적 책임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개편 이후 대형 유통사는 일정 규모 이상의 매장에 의무적으로 회수 포인트를 설치해야 하고, 소비자는 제품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폐가전을 매장에 반납할 수 있다. 이 조치로 매장 기반 회수량이 증가했고, 폐가전 배출 동선이 소비자의 ‘일상적 행동 패턴’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또한 온라인 판매업체와 원격 판매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었다. 과거에는 오프라인 소매업체 중심으로 회수 의무가 부과되었지만, 전자상거래 급증으로 아마존, 이베이 같은 온라인 플랫폼과 그곳의 판매자들도 WEEE 회수에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들도 고객이 새 제품을 구매할 때 택배로 구제품을 무료로 회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수거 거점을 지원해야 한다. 더 나아가 지자체의 역할과 인프라도 제도적으로 확대되었다. 영국 정부는 수거 비용 일부를 제조사 기금에서 지원하는 대신,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공식 수거 포인트를 늘리고 수거 시간대를 다양화하도록 규정을 정비했다. 이 과정에서 농촌 지역까지 이동형 수거 트럭을 투입하고, 정기 수거 일정의 가시성을 높이며, 시민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정보 제공 의무까지 강화했다. 이러한 책임 구조 개선은 단순 제도 변경이 아니라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실질적 수단으로 작용해 자원 회수율을 끌어올리는 핵심 기반이 되었다.

    소형 폐가전 수거율 증가: 접근성 강화와 자원 가치 회수

    개편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그동안 회수율이 낮았던 소형 폐가전 분야의 개선이다. 이전의 영국에서는 헤어드라이어, 소형 주방기기, 이어폰, 충전기, 완구류 전자기기 등이 일반 생활폐기물로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고, 이로 인해 국가 전체의 자원 회수율이 낮아지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판매 면적 400㎡ 이상 대형 매장에만 부여했던 회수 의무를 더 작은 매장도 최소한 소형 WEEE(25cm 미만)는 무상 회수해야 하는 것으로 제도를 개편하였다. 이에 따라 대형 유통사는 물론 편의점·약국·마트 등 생활권 매장에 소형 전용 회수함 설치를 의무화했고, 이러한 접근성 개선은 곧바로 회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실제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는 먼 재활용센터보다 일상 동선에서 배출하는 것을 훨씬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소형 폐가전은 희귀 금속 회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품목이다. 스마트폰·이어폰·소형 배터리 기기 속 금·은·니켈·코발트·팔라듐 등은 고부가가치 금속으로 평가받으며, 자원 확보 측면에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 따라서 소형 품목 회수율 상승은 영국 재생 금속 시장의 공급 안정성 향상과 금속 정제 산업 활성화로 직결된다. 영국 환경청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WEEE에서 약 30만 톤의 철과 강철, 2만 톤의 알루미늄, 1만 5,000톤의 구리, 3만 톤의 플라스틱이 회수되었다. 귀금속의 경우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지만, 수백 킬로그램의 금과 수 톤의 은이 회수되어 산업용 원자재로 재공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에는 이러한 자원이 생활폐기물과 함께 소각·매립되는 문제가 있었지만, WEEE 개편 이후 자원 유출이 감소하며 순환경제의 실질적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불법·비공식 수거 차단: 자원 유출 예방을 위한 체계 강화

    WEEE 제도 개편은 불법·비공식 수거 시장을 차단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이전에는 공식 회수 체계가 미흡해 일부 소규모 수거업자가 금속 가치가 높은 부품만 분리한 뒤 나머지를 방치하거나 부적절하게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귀금속·희귀 금속의 상당 부분이 국가 자원 흐름에서 벗어나 산업적 활용이 어려워지고, 폐기물 환경오염까지 유발하는 악순환이 있었다. 개편된 제도는 공식 수거 경로를 강화하고 불법 업체를 식별·단속하는 체계를 강화해 이러한 자원 유출을 실질적으로 줄였다. 또한 영국은 수거·운송·해체·분류·최종 처리까지의 전 과정을 디지털 기반으로 기록 관리하도록 규정을 개편했다. 모든 WEEE의 이동과 처리 과정을 온라인 시스템에 기록하도록 의무화하여, 불법 수출과 부적절한 처리를 방지하고 투명성을 높였다. 생산자, 수거업체, 재활용업체, 수출업체 모두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입력하고, 환경청은 이를 모니터링한다. 과거 영국에서 발생한 WEEE의 상당량이 중고품으로 위장되어 아프리카나 아시아로 불법 수출 되었지만, 디지털 추적 시스템과 세관 단속 강화로 이러한 불법 무역이 크게 줄었다. 환경청과 세관은 공동 단속 작전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며, 2020-2022년 사이 수십 건의 불법 수출 시도를 적발하고 처벌했다. 제조사와 유통사는 수거한 폐기물이 어느 시설로 이동했는지, 금속과 플라스틱이 어떤 비율로 회수되었는지까지 보고해야 하며, 이 데이터는 정부의 정책 개선과 단속 기준 마련에 핵심 자료로 활용된다. 이러한 투명성 강화는 불법 유출을 억제하는 효과뿐 아니라, 재활용 품질 인증 체계 고도화에도 기여해 영국 재활용 산업의 신뢰도와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WEEE 개편은 실질적 자원 회수 효율을 강화한 구조적 전환점

    영국의 WEEE 개편은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실제 회수율 향상’을 목표로 설계된 구조적 변화였다. 책임 분담 구조 재조정, 소비자 접근성 강화, 불법 수거 차단, 지자체 인프라 확충 등이 연계적으로 작동하면서 자원 회수율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특히 소형 폐가전 회수 확대는 희귀 금속 확보와 재생 소재 공급 안정성이라는 산업적 효과까지 이끌어냈고, 이는 영국 순환경제 전환 속도를 가속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또한 원자재 채굴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비용을 피하는 간접 효과도 크다. 이번 영국 사례는 폐가전 재활용 제도를 설계할 때 단순히 의무 비율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소비자 행동·유통망 역할·불법 시장 구조까지 고려한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가가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자원 회수율은 단기간에도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이는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도 적용 가능한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 영국의 WEEE 운영 체계는 연도별 개편 내용에 따라 세부 규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